2026년 8월 22일, 사드마을을 덮친 대형 화재
2026년 8월 22일 밤 10시경, 롬복 중부 렘비탄 지역에 있는 사드 전통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마을 중앙에 있는 주택 한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드 전통가옥은 대부분 마른 억새지붕과 대나무 벽, 목재 골조로 지어져 있어 불길이 주변 건물로 매우 빠르게 번졌습니다.
주민과 소방대원, 경찰과 군인들이 밤새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다음 날인 23일 새벽 5시경에야 완전히 진압됐습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약 320명의 주민이 집과 생활 터전을 잃었습니다.
초기에는 120~129채가 전소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문화 당국은 전통가옥 75채와 아트숍 69곳, 사원, 전통 정자, 곡물창고, 마을 입구와 관광시설 등을 포함해 피해 현황을 세부적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사드마을 화재는 왜 발생했을까?
현지에서는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은 마을 중앙의 한 주택 부엌이나 전기시설 주변에서 처음 불길이 시작됐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8월 27일 현재 화재 원인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NTB 경찰과 롬복 중부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했으며, 발리 경찰청 법의학팀도 최초 발화 지점과 전기시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전기 합선이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현재 공식 입장은 ‘원인 조사 중’입니다.
불길이 빠르게 번진 이유
사드마을의 전통가옥은 마른 억새, 대나무, 목재 등 자연 재료를 중심으로 지어졌습니다. 또한 건물 사이의 간격이 좁고 주택이 밀집해 있어 한 건물에 붙은 불이 바로 옆 건물로 옮겨붙기 쉬운 구조였습니다.
사드 전통마을은 어떤 곳이었을까?
사드 전통마을은 롬복섬 중부 푸줏 지역의 렘비탄 마을에 자리한 사삭족 전통마을입니다. 롬복 국제공항에서 꾸따 만달리카로 이동하는 길목에 있어 롬복 남부 여행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문화관광지 중 하나였습니다.
약 5.5헥타르의 마을에는 150여 채의 전통가옥이 있었으며, 약 700명의 주민이 실제로 생활했습니다.
사드마을은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민속촌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이 잠을 자고, 음식을 만들고, 농사를 짓고, 아이를 키우며 전통 직물을 짜던 진짜 생활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드는 단순한 전통가옥 관광지가 아니라 사삭족의 삶과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지던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사드 전통가옥의 특별한 구조
발레 따니 전통가옥
사드마을의 대표 주택은 발레 따니(Bale Tani)라고 부릅니다. 농업을 중심으로 생활해 온 사삭족의 환경과 생활방식에 맞춰 지어진 전통가옥입니다.
억새와 짚으로 만든 지붕
말린 억새와 짚을 여러 겹으로 엮은 지붕은 낮에는 집 안을 비교적 시원하게 하고, 밤에는 내부의 온기를 유지해 줍니다. 그러나 건조한 상태에서는 화재에 매우 취약합니다.
대나무를 엮은 베덱 벽
외벽은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엮은 베덱(Bedek)으로 만듭니다. 통풍이 잘되고 주변에서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지만 불이 빠르게 번질 수 있습니다.
흙과 물소 분뇨를 이용한 바닥
바닥은 흙과 점토를 단단하게 다져 만들고, 소나 물소의 분뇨를 물과 섞어 주기적으로 바릅니다. 완전히 마르면 냄새가 거의 남지 않으며 바닥의 갈라짐과 먼지를 줄이고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전통 곡물창고와 베루각
마을에는 곡식을 보관하는 전통 창고 룸붕(Lumbung)과 주민들이 모여 휴식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전통 정자 베루각(Berugak)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관광지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
사드마을에서는 사삭족 여성들이 전통 베틀로 송켓과 직물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직조 기술을 배우며, 완성된 직물과 기념품 판매는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었습니다.
전통행사가 있는 날에는 대형 북을 연주하는 겐당 블렉(Gendang Beleq)과 등나무 막대와 방패를 들고 겨루는 쁘레세안(Peresean) 공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은 현지 안내자와 마을을 걸으며 전통가옥과 직조과정, 혼례문화와 사삭족의 생활방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로 불탄 것은 건물만이 아닙니다. 전통악기와 베틀, 손으로 짠 오래된 직물,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물과 기록, 그리고 관광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주민들의 일터가 함께 사라졌습니다.
사드마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현재는 화재 잔해 정리와 피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정상적인 마을 관람은 어렵습니다.
인도네시아 여행사협회 ASITA NTB는 사드마을이 복구되는 동안 수카라라 전통직물마을, 엔데 전통마을, 만달리카 등으로 관광객을 안내하는 대체 관광 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드마을을 직접 방문하려는 여행객은 현지 정부나 여행사를 통해 관광 재개 여부와 안전 상황을 확인한 후 일정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